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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지능청년 성인을 위한 복지나 서비스를 제공 해주세요 간절히 부탁 드립니다. 자립하기가 힘듭니다.

지역
오산
분야
가족·보건·복지
청원기간
2020.10.12~2020.11.11
청원인
Naver-함**
조회수
55

청원내용

전 세계 인구 중 13.5% 해당

‘경계선 지능’은 지적장애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보통의 비장애인보다는 지적능력이 여러 면에서 낮은 이들을 가리키는 용어다.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5판 기준 IQ 71~84에 해당하는 아동이 여기 해당한다. 지적장애로 분류되는 IQ 70 이하와는 달리 기본적인 의사소통과 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힘겨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학교 현장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겪는 문제만 하더라도 긴 글을 읽기 어려워 내용의 일부만 이해하고 기억하거나, 지시받은 내용 중 자신이 원하는 부분만 따르고 원치 않는 부분은 무시하는 등의 모습이 나타난다. 교우관계 역시 관계를 맺는 일부터 힘들어 하기 때문에 따돌림이나 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흔하다.

이들 경계선 지능에 해당하는 사람은 많게는 전 세계 인구 중 13.5%까지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지적장애 이외의 모든 장애인구의 비율이 5% 내외로 추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변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정도다. 경계선 지능 청년을 위한 아산프론티어아카데미 프로젝트그룹 ‘더딤(The DIM: The Do It Myself)’의 추주형 활동가는 “전체 경계선 지능인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연구결과도 부족하기 때문에 지능 정규분포 곡선에 따라 추정한 경계선 지능인의 비율은 전체 지적장애인 비율 2.3%의 6배에 달하는 13.5%나 된다”며 “지능검사 자체가 검사 상황에 따라 수치의 변동이 있을 수 있어 명확하게 이들을 분류하기 쉽지 않은 한계가 있지만 무엇보다 실생활에서 이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놓고 봤을 때 제도적인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경계선 지능이 장애로 분류되지도 않고 사정에 맞는 지원도 드문 형편이지만 해외에선 이들의 특수한 사정에 맞춘 다양한 분석과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선 일반학급 교사들이 ‘위험군’ 학생이라고 의뢰한 학생 중 48%가 경계선 지능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온 바 있다. 문제는 이들이 단지 아동·청소년기에 학습과 학업, 인간관계에서만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일자리를 잡지 못해 노숙생활을 전전하거나 약물중독에 빠지는 등 다양한 문제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국내에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이 극히 드물어 더 많은 사회적 비용까지 지출하게 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일명 ‘느린 학습자 지원법’으로 불린 초중등교육법이 한 차례 개정을 통해 경계선 지능 학생의 교육지원을 포함하는 내용을 담긴 했지만 이마저도 경계선 지능 학생만을 위한 법안이 아니어서 한계는 뚜렷하다. 표현 그대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선에 놓여 있는 이들은 특수교육 지원대상도 아니고 별도의 공공 서비스도 제공받지 못한다. 기존의 특수교육 학급으로 편성돼 교육을 받을 경우 오히려 지적능력 개발이 어려워지는 점을 포함해 자신감을 잃고 학습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느린 학습자’ 지원법 등 내실 기해야

그래서 경계선 지능 자녀가 있는 학부모들이나 당사자들, 그리고 이들을 지원하려는 목적의 사회복지 분야 활동가들은 제도적인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자구책을 찾으며 경계선 지능인들의 권익을 보장하는 제도의 입법부터 주력할 수밖에 없다. 지난 10월에는 서울시의 2020년도 시민참여예산 사업 중 하나로 ‘더딤’ 등 관계자들이 주력한 ‘청년 느린학습자의 자립을 위한 프로젝트’가 선정돼 3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로 진출하면 곧바로 실업과 저소득 같은 문제에 직면할 경계선 지능 청년을 도울 연구를 진행하는 동시에 당사자 중심의 조직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경계선 지능인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생활상의 어려움을 공유하는 부모들은 무엇보다 이들이 느리지만 꾸준한 맞춤형 학습을 받으면 한계를 극복하고 사회에서도 충분히 제 몫을 다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경계선 지능 자녀를 둔 부모들의 모임인 ‘사랑하는 거북이’ 모임에 참여한 학부모 김모씨는 “처음에는 공부도 못 하고 말도 안 통한다며 따돌림받던 아이가 계속 실패를 경험하는 일이 쌓여가면서 제 방에만 틀어박혀 지내기도 하고, 부모로서도 별 도움이 못 주다보니 그저 방치한 적도 있었다”며 “하지만 전문적인 교육과 치료를 받고나서부터는 자신감도 얻어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고 대인관계도 큰 무리 없이 맺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지원한 경험이 있는 추주형 활동가 역시 같은 맥락에서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계선 지능인들이 언제까지고 학생과 청년의 자리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일원으로 일을 하고 자립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알릴 길 자체가 막혀 있었다”며 일자리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을 넘어 한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높이고 사회의 일원으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기 위한 기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계선 위를 걷는 이들의 문제가 단순한 접근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우므로 사회의 보다 세심한 돌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경계선 지능 아동의 인지·행동적 특성을 연구한 정희정 한국아동상담센터 소장은 “경계선 지능 아동의 부모가 주로 호소하는 문제는 자녀의 학습문제와 주의력 문제를 가장 두드러진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들 경계선 지능 아동들의 경우 주의력이 높을수록 정서적인 불안 및 우울 수준도 높아지는 문제가 있다”며 “경계선 지능 아이들이 어떤 낙인이 찍힐 위험이나 인권침해를 받을 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 장치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